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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리뷰] 드래곤라자 오리진 멋진 원작을 능욕하는 완벽한 방법

by 청년회장. 2021. 7. 27.

 

드래곤라자 오리진 전설이 게임으로!

 

대한민국 판타지 소설계에서 전설로 꼽히는 소설 중 하나인 드래곤라자가 온라인 게임으로 드드어 나왔습니다! , 그게 모바일인...

 

유명 IP 원작이 게임화, 그것도 모바일 게임화 되는 사례는 이제 드물지는 않은데요, 제가 해 본것만 해도 블리치 모바일, 달빛조각사 모바일, 또 유명한 작품으론 슬램덩크 모바일 등등의 게임들이 나왔습니다.

어떤 것들은 원작의 재미를 살렸단 평도, 대부분의 게임들은 원작 능욕이라는 평도 많았는데요, 어쨌든 올게 왔습니다.

아 이번에 큰 거 왔다!

 

작가 이영도 감나무아저씨가 적어낸 후치 네드발의 여정, 무협에 묵향이 있다면 판타지엔 바로 이거, 드래곤 라자를 토대로한 모바일 게임이 나왔습니다.

 

아무튼 불안함과 설래임이 동시에 느껴지는 가운데, 직접 드래곤 라자 오리진의 세계로 떠나봅니다.

 

 

게임의 설치창에조차 설렘, 그런데 표지 사기인?

 

이 드래곤라자라는 IP의 굉장함은 게임 설치 화면에서부터 발휘됩니다.

게임을 설치하는 클라이언트라고 해야할까요 다운로드 화면이라고 해야할까요,

어플을 설치한뒤에 게임 실행이 되기 전에 각종 게임에 필요한 소스들을 다운받게 되는데,

로딩창 위에 떠오르는 드래곤라자 등장인물들의 명대사나 인물 설명이 함께 떠오르는데, 이 부분조차 굉장한 백미입니다.

 

후치 네드발에 관한 묘사들, 팬케이크의 귀인이며... 등등의 설명문이 떠오를때 괜히 ! 그래, 이게 드래곤 라자였지!’ 하며 굉장히 그 설명에 집중하며 알아서 관련된 설정들을 넘기고 넘겨서 읽어보게 됩니다. 그것 자체로 너무 재밌고 기대가 되거든요. 심지어 게임에 대한 이미지 조차 조금 괜찮아지게 됩니다. , 이런 맛을 아는 사람이 만든 게임이라면 정말로 괜찮을 거 같은 느낌! 하지만 그 느낌은 게임의 로딩이 완료되고 5분이내에 깨지게 됩니다.

 

 

사실상 드래곤라자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게임

 

게임의 진행방식은 엄청나게 단순합니다. 물론 고레벨이 되면 여타 콘텐츠가 조금 더 추가되기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오른쪽 상단의 퀘스트 목록에서 퀘스트를 받고, NPC에게 말을 걸고, 퀘스트를 진행하고 보상을 받는 일련의 행동의 연속입니다.

 

물론 많은 MMO RPG 모바일 게임이 이런식이긴 하지만, 이건 좀 정도가 심하다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퀘스트들의 내용은 특정 몬스터를 N회 잡아오라는 것이고, 모든 전투는 레벨 1 부터 전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실제 드래곤라자와 딱히 상관없는 일의 연속인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전투의 퀄리티가 너무나도 형편없다는 사실에 조금더 열이 받습니다.

 

얼마전 저는 추억의 무협 MMO RPG 게임 천상비에 접속한 일이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서 그런지 천상비에도 자동사냥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드래곤라자 오리진에서 자동사냥을 켜두고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자니, 그 액션의 퀄리티부터 하는 행동까지 천상비와 데자뷰로 겹쳐보였습니다.

문제는 천상비는 실제로 옛날게임이 맞다는 점입니다.

 

2001년산 MMORPG와 퀄리티 면에서 전혀 차이가 없는 드래곤라자 오리진의 화면을 보고있자면 그래픽이나 게임아트 등에 대해 논의하는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게 느껴집니다.

이건 드래곤라자와 상관없는 게임일 뿐더러, MMORPG의 역사적으로 보아도 오히려 퇴행적 게임입니다.

 

하지만 드래곤라자 오리진의 게으름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문단에서 아주 디테일하게 따져봅시다.

 

 

‘리니지 같은 게임’이 아닌 ‘리니지 표절’게임.

 

전 게임의 장르적 유사성을 이해하지 못할정도로 게임문화에 무지한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드래곤라자 오리진은 많은 게임들이 그러하듯 리니지 같은게임이 아닌, 그냥 리니지 표절게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나도 지나친 유사성은 둘째 치고, 게임의 튜토리얼에서 처음 제공되는것이 변신 뽑기라든가, 펫 뽑기인것도 유사성의 둘레로 볼 수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캐릭터의 능력치 부분이 흔하게는 쓰지 않는 CON 이라든지, 방어력이 AC 시스템이라든지 하는 부분은 너무 리니지 고유의 영역을 침입한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실제로 리니지가 AC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 세상 유일한 게임은 아니고, 이것 역시 아주 오래된 외산 게임들의 방식을 일부 차용한것이긴 합니다만 AC 방어구 방식은 온라인 게임에서 굉장히 특이한 방식 중 하나입니다. 다른 게임에선 거의 쓰이지 않는 계산법이죠. CON이란 능력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니지가 CON을 사용하는 유일한 게임은 아니지만 국내 온라인 MMO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게임중 거의 유일하게 CON 능력치를 사용하는 게임 역시 리니지입니다.

 

이런 특이한 계산방식의 능력치들을 두 가지 이상이나 가져온것은 유사 보다는 표절의 개념에서 다루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이 듭니다. 아이디어는 표절의 영역이 아니라고 하기야 하지만, 게임의 형식, 캐릭터의 전투 모션, 촐기로 대표되는 지속적인 속도물약을 사용해야 하는 시스템, ACCON 등등 거의 리니지에서만 사용하던 능력치의 사용, 이정도로 많은 아이디어가 겹친다면 실제로 법정분쟁으로가도 법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는 꽤 의문이 듭니다.

 

물론 모든 유사게임들이 겪는 문제인 창작자로서의 게으름 논란은 당연히 밑바탕에 깔고 가는것이고요.

 

 

 

'시나리오 퀘스트' 에선 후치네드발과 만날수 있지만?
시키는건 그냥 또 '몬스터 n마리 잡기' 입니다. 

 

 

만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시절, 그리고 지금.

 

만약에, 만약에 이것과 동일한 게임이 90년대에 나왔다면 드래곤라자의 팬들로부터 상당히 긍정적 평가를 받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기술력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와 게임간의 관계 변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전엔 내가 사랑하는 콘텐츠가 게임으로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감동스러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글로만 읽던 주인공 캐릭터를 내 손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던 시절이 있었죠. 내가 사랑하는 세계에 내가 무언가 개입한다는 행위 자체가 너무 짜릿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원작의 팬들, 그리고 원작을 사랑까지야 하지 않지만 알고는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IP를 활용한 게임은 단지 IP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 자체로도 훌륭한 게임을 원합니다.

 

특히나 2000년대 후반이나 2010년대 초반과 다르게 현재의 모바일 프로세서의 성능은 PC에 비해 평균적으로 크게 밀리지도 않습니다. 더이상 저질 게임을 만들며 PC가 아닌 모바일이라서 그렇다는 변명이 통하는 세대는 아닙니다.

 

비록 태생이 짭퉁 게임이라곤 하다지만 <원신>등의 중국발 게임들이 모바일 환경에서도 수려한 그래픽을 보여주며, 가챠 게임이긴 하지만 적어도 게임 자체의 주기위한 여러가지 고민들을 하고 있는 시점인 지금, 적어도 IT 강국이며 월드클래스 온라인 게임들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모바일 게임이 중국발 게임들 정도는 이겨줬으면 하는 바람은 큰 욕심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한달에 100만원치 씩 밖에 살 수 없는 변신, 펫 도전 패키지. 그러니까 이게 한정이긴 한 거지...?

 

마무리

 

드래곤라자 오리진은 아쉽게도 많은 기대를 했을 드래곤라자의 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게임은 아닙니다. 그것은 비단 고액의 패키지 결제를 요구하거나, 가챠로만 큰폭의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게임이여서는 아닙니다.

 

원작의 IP와 그다지 상관없는 게임 진행인것도 둘 째 문제로, 가장 핵심은 게임 자체가 모든 면에서 30년도 전에 이미 MMO계에서 완성된 게임성을 재탕하는, 그래픽으로 쳐도 20년은 이전 그래픽과 액션을 지닌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레벨 1에서 보는 화면과, 레벨 25에서 보는 화면이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 마냥 동일하다면 이 게임을 50레벨 넘게 진행하는 것 역시 그다지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특히 원작 드래곤라자의 팬들은 그다지 안 해보셔도 될 게임같습니다.

이건 그 소설과는 전혀 상관없는 게임이거든요.

 

 

그럼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전 다음 게임으로 뵙겠습니다.